시기와 원동/덕질n년차

Selly1026/ 10월 31, 2020/ ✨일기/ 0 comments

2020-09-04주

이번 주는 한 사건으로 끄적댔던 글을 옮겨보려고 한다. 하핫..

내 가족을 빼곤 처음으로 좋아하게 된 사람이 있다. 3년즈음 전부터? 연애감정보다는 존경과 경외에 가까운. 처음엔 그 글의 강인함에 빠져들었다. 뭉뚱그리고, 치장하는데 신경쓰는 나와 반대로 그의 단어는 잔잔하고 담담하지만 거세고 강했다. 텍스트의 이미지와는 반대로, 실제 성격은-타인과 본인의 생각을 합했을 때- 따듯하고 순했다.

이런 점에 매료되었다.
형식적인 질문을 받아도 ‘자신’의 답을 내어놓는 것에, 자신의 어떤 그릇됨을 대중에게 당당히 말하는 것에,옳지 못한 것을 외치고 손수 바른길을 개척해나가는 것에.
나긋나긋하다가도 횟불같이 뜨거운 사람. 한평생 미적지근했던 나의 바닥에 균열을 내기엔 충분하고도 넘쳤다.

소심한 나는 그에게 다가가려 하지 않았다. 사실 메세지를 시도했지만 -바쁠 때 신경쓰이게 하는 것은 아닌가. 이 말이 상처가 되면 어쩌나.- 같은 류의 생각에 휩쓸려. 이러니 저러니해도 실은 용기가 부족해 아직 아무것도 전하지 않았다. 그러다 sns를 활발히 하며 일종의 팬아트를 올렸던, 그를 좋아하는 누군가들이, 기회가 되어 그와 대화를 나눴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말을 전해듣자마자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그 기분을 느끼고도 이유를 못찾아 한참 생각해보니, 내 좋아하는 마음 밑에 “특별해지고픈” 마음이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정확히는 “그들중에 내가 제일” 특별해지고 싶다는 마음. 감정의 원인을 깨닫고 나니 참, 못났구나 싶었다.

목덜미에 열기가 홧홧히 느껴졌다. 몇 년동안 그득그득 쌓아온, 단 한개도 전하지 못한 그림들과 글을 보며, 만약 나도 이걸 sns에 올렸으면 그가 봐 주었을까?나도 혹시 그들처럼 그와 몇 마디를 주고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몽상으로 몇일간 머리를 채우고 살았더랬다. 그 몇일간 감춰왔던 내 찌질함에 감탄을 연발했다.

놀라운것은 이 일이 원동이 되었다는 것이다.

발신하길 무기한 미뤄놓았던 편지들을 추렸다. 이 과정에서 너무나 예전에 쓴 문장을 다시 볼 수 있었다. 3년 전 나의 단어는 지금보다도 훨씬 예쁘지 않았다. 장황하고 두서 없이 나열되어 있었다. 하지만 전부 꾸밈이 없었다. 진심을 꾹꾹 눌러담은 것이 글씨에서까지 묻어났다.

우연찮게 알게된 그 소식 하나가 실로 많은 것을 알려주었다.
그러니 지금, 변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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