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회는 열려있는가?

Selly1026/ 10월 31, 2020/ 💌독서감상문/ 0 comments

제목 : 열린 사회와 그 적들 / 저자 : 김소진 / 출판사 : 문학동네

김소진 작가님은 자전거 도둑이라는 책으로 처음 뵈었다. 항상 작품을 읽으면서 느끼는 것이, 문체와 묘사가 이야기에 정말 기깔(?)나게잘 어울린다는 거다. 이 책에도 읽은 후까지 떠오르는 표현이 많다. ‘빈속에 질겅질겅 씹어대는 껌마냥~’ 이런 묘사를 읽으면 그 인물의 처지가 확 와닿으면서, 완전히 몰입이 된다. 아무튼, 책에 수록된 13편의 중-단편 중 몇가지를 이야기 해 보려 한다.


첫 번째는 열린 사회와 그 적들. 사실 책의 제목이길래 궁금해서 가장 먼저 읽은 챕터다. 스토리도 좋지만, 경찰과 그에 학생을 중심으로한 무리가 대치하는 중, 짧은 대화가 기억에 남는다. ‘천 오백쯤 되는 경찰이 시위 참여자가 삼백도 못 미치는병원에 왜 쳐들어오질 못하는가’라는 물음에 천군만마를 당해내는 ‘열사’가 있어 그렇다는 대답. 그 답에 그렇지도 않다며 안양 병원의 열사들이 갈갈이 찢겼다는 이야기를 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대화의 내용과 태도 때문이었을까. 사실 경찰쪽에서 마음만 먹고 진압하면 자신이 다칠 수 있을 것임을 시위자들은 알고있었던 거다. 그럼에도 몇몇은 ‘열사’가 되기를 자처한다는 것과, 그 열사마저도 실패한다는 쓴 현실이 만져졌다. 그런 말을 나누며 오가는 문장이 너무나 담담하고 건조해서, 더 여러 생각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0

두 번째는 개흘레꾼 이었다. 개흘레꾼이었던 아버지는 개에게 물려 죽는다. 형이 키우던 개 히틀러가 없어진 뒤 형은 반민주적이고 전체주의적인, 나치 사상의 성전 ‘나의 투쟁’ 번역본을 뽑아들고 말한다ㅡ 인간은 천재와 기생충으로 나뉜다고. 본인 주변의 껄렁이는 놈들은 다 썩었다고. 히틀러는 위대한 사람이었으며 그가 건설하려던 제국은 강력했고, 강력함이 없는 정의로움이란 무의미 하다고. 참 아이러니하다. 주변인을 기생충으로 단정지으며 비난하는 것이, 자신은 깨어있는 사람이라고 외치는 듯 했다. 그 외침은 비명에 가까웠다. 그는 무엇을 누구에게 인정받기 위해 개의 이름까지 히틀러로 지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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