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의 정의

Selly1026/ 8월 23, 2020/ 💌독서감상문/ 0 comments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 저자 : 성석제 / 출판사 : 창비

책 제목이 참 속 이야기를 궁금하게 하는 것 같다. 황만근 이라는 사람이 무슨 중요한 말을 하였는데 제목이 그것을 표지에서 턱.하고 소개하는 건지, 그렇다면 황만근은 이 소설 속 주인공 인 것인지. 이런 의문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단편은 ‘황만근이 없어졌다’ 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내용 초반에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슬쩍 들어 보면 황만근은 똑 부러진 사람이 못 되었던 것 같다. 어눌한 말과 마냥 해맑은 아이 같은 행동으로 ‘바보’ 라고 불리며 사람들에게 빈번히 비웃음거리가 되곤 했다.


하지만 그는 사실 지극정성으로 어머니를 돌보며 남의 일을 자기 일보다 열의로 하는 사람 이였다. 그런 황만근에게 마을이장은 당신이 경운기를 몰고 나와 주어야만 한다며 농민 궐기 대회에 참가할 것을 단단히 일러둔다. 황만근은 이장의 말을 따라 경운기로 백 리길을 간다. 그리고 돌아오던 중에 하늘이 어둡게 되어 그만 경운기가 논으로 굴러 떨어진다. 그는 뼈가 시리게 추운 날 밤을 새어 경운기 옆을 지키고 몇일 뒤 결국 한 항아리뿐인 유골이 되어 경운기 머리와 함께 아들손에 들리어져 돌아온다.


이 책의 전개 과정에서, 마을사람들은 황만근이 사라졌을 때 그동안 그가 그동안 도맡아했던 궂은 일을 미뤄두며 이런 문장으로 그를 표현한다. ‘ 그는 있으나 마나 한 존재이면서 있었고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이면서 없기도 했다. ’


나는 이 문장을 좀 더 생각해보고 싶었다. 황만근의 주변을 둘러싼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를 업신여기고 깔봤다. 그가 마을에 있었을 때 그의 존재에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막상 그가 없어지니 그때서야 지금까지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여 왔던 황만근의 노고를 실감했다. 그래서 이 문장은 황만근의 부재가 느껴지는 날, 즉 황만근이 없어진 날이 그가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가 된 날이 되어서, 있으나 마나할 때는 있었고 있어야만 할 때는 없었다고 한 것 아닐까?


또 한가지 생각이 든 것은 마을사람들이 황만근이 없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 기준이다. 그것은 다른 무엇도 아닌 자신들이 꺼리는 일을 해 주는 사람의 필요성 이였다.

선한이의 마음을 이용하며 비웃는 사람과 말을 절고 행동이 똑똑하지 못 한 사람, 둘 중에 누가 진짜 ‘바보’ 일까?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 책이였다

Share this Post

Leave a Comment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You may use these HTML tags and attributes: <a href="" title=""> <abbr title=""> <acronym title=""> <b> <blockquote cite=""> <cite> <code> <del datetime=""> <em> <i> <q cite=""> <s> <strike> <strong>
*
*